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밤 산책
통증은 아픈 곳으로 퍼지지만
낙담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물든다
길가에 깡통은 누군가의 눈물을 담아낸 눈물샘이 되고
들고양이는 누군가의 심장을 관통한 감정의 도망자가 될지도 모른다
손과 발 그리고 안구가 떨려오면
지구에 물이 차오른다
바람은 나를 밀어내듯 나의 몸을 부딪히고
울리지 않는 휴대폰은 나의 슬픔을 대변하듯
부르르 흐느낀다
밤 산책을 하면
거리의 주인이 되어 홀로 걷지만
쓸쓸한 발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온몸을 때리면
밤도 더욱 깊어온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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