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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신론자의 기도
그 누구에게 기댈 수 없어
홀로 기도하나니
누군가 듣는다면 한 번은 가엾이 여겨주시길
제게는 꺼져가는 등불처럼 가여운 부모 하나 있습니다.
영원할 줄 알았습니다.
그 고집과 넘치는 에너지가
지금은 조그마한 아픔에도 겁에 질린 아이 같습니다.
살면서 짊어진 짐이 많아
허리에 염증이 퍼져
깊은 밤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문밖으로 새어 나옵니다.
하지만 저는 들을 수 없습니다.
지금도 통증을 참으며 삶에 환멸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.
괜찮으시다면 언젠가 어린아이였을 이 늙은 사내의
통증을 덜어 내주시길 빌어 봅니다.
언젠가 통증이 고스란히 내 심장을 관통하여
코 끝이 찡긋하는 날이 온다고 해도
그리할 수만 있다면
기도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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